[트럼프 100일]'2인자' 머스크 칼춤에 당한 정부…테슬라는 울상
정부효율부 이끌며 정부 축소 주도…정부 및 해외에서 사업상 '특혜'
반감 확산에 테슬라 공격받아…테러 및 주가하락 등 '오너 리스크' 노출
- 이창규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오는 29일로 취임 100일을 맞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트럼프 대통령 못지않게 주목받은 인물은 단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다.
머스크는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2억 6000만 달러(약 3700억 원)라는 막대한 자금을 지원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오른팔'이 됐다. 백악관에 테슬라 차량을 전시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손수 차량의 세일즈맨을 자처할 정도로 애지중지한다.
머스크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행정부 인력 감축 및 조직 개편 임무를 받아 '정부효율부'(DOGE)를 이끌면서 국무부 산하 국제개발처(USAID) 직원들을 대량으로 해고하는 등 살생부를 작성하고 기밀 정보에 접근하는 등 막강한 권한을 행사했다.
머스크는 실리콘밸리에서 회자되는 '빠르게 움직이며 부숴라'(move fast and break things)라는 말에 가장 적합한 사람이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이를 통해 100일 동안 머스크가 얻은 이익도 분명하지만, 잃은 것도 상당하다.
머스크의 큰 영향력은 그가 운영하는 기업이 정부와의 계약을 따내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
머스크의 우주 기업 스페이스X는 연방 정부의 특정 부처에서 수십억 달러 규모의 신규 계약 및 각종 지원을 받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이스X는 연방항공청(FAA) 및 국방부에 새로운 로켓 발사장 건설 허가와 플로리다와 캘리포니아 소재 연방 우주기지에서의 (로켓) 발사 횟수 확대 등을 요청했고 FAA는 일부를 승인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스페이스X는 연방통신위원회(FCC)에 스타링크 서비스에 필요한 무선 주파수 대역을 확대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더 많은 주파수를 확보할 경우 당연히 수익도 증가한다.
미국 상무부는 420억 달러 규모의 농촌 인터넷 보급 사업인 '광대역 형평성, 접근 및 배포' 프로그램에 위성 인터넷 서비스도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도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베트남 등 해외에서도 트럼프 관세 효과에 힘입어 스타링크 시범사업 허가를 따내는 등 사업상 도움을 톡톡히 받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머스크의 광폭 행보는 역풍을 몰고 오기도 했다. 머스크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높아지면서 '테슬라 보이콧' 목소리가 높아졌다.
머스크가 이끄는 정부효율부의 조직 개편에 대한 반감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뉴욕, 시애틀, 캔자스시티, 캘리포니아 등 미국 전역의 테슬라 매장에선 시위가 열렸다.
또한 머스크가 유럽의 극우 세력을 옹호하는 발언을 하면서 미국뿐 아니라 유럽에서도 테슬라 매장과 차량, 충전소 등에 대한 방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는 테슬라의 실적 및 주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 22일 발표된 테슬라의 1분기 매출은 193억 3500만 달러(약 27조 8200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9% 감소했고, 순이익은 4억 900만 달러(약 59004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71%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테슬라 중고차 가격도 하락했다. 카구르스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내 테슬라 중고차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 하락했다. 또한 영국에선 테슬라 중고차 가격이 15%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테슬라는 '오너 리스크'에 부딪치면서 올해 들어서만 주가가 44% 급락했다. 이를 두고 웨드부시 증권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신데렐라 이야기가 엘름 가의 악몽으로 바뀌었다"고 평가했다.
상황이 악화하면서 머스크는 트럼프 대통령과 헤어질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머스크는 지난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정부 내에서 정부효율부 주요 작업이 대부분 끝났다"며 "5월부터 정부효율부 작업에 할애하는 시간이 상당히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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