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전 세계적으로 20·30세대는 참 불행한 세대다. 최소한 취업의 관점에서는 말이다.

인구 고령화로 정년이 연장되고 있는 상황에서 인공지능(AI) 등 각종 혁신이 나오면서 기계가 사람을 속속 대체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 2030 세대들이 취직을 못해 우울한 세월을 보내고 있다.

중국의 청년 실업률은 특히 심각하다. 전체 실업률이 5% 정도 인데, 청년 실업률은 15%를 상회한다. 당국이 실업률이 너무 높아 한동안 청년 실업률 발표를 하지 않았을 정도다.

이에 따라 중국 청년들이 울어도 별문제가 없는 공공장소에서 실컷 우는 것이 새로운 트렌트로 급부상하고 있다.

경험 많은 울보(?)들이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울 수 있는 곳을 SNS를 통해 공유하면서 정신병원, 공동묘지 등이 뜨거운 장소로 떠오르고 있다.

여러 젊은이들이 정신병원에서는 크게 울어도 누구도 신경 쓰지 않는다며 맘껏 울기에 안성맞춤인 장소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공동묘지도 비슷하다. 공동묘지에서 대성통곡해도 부모가 돌아가셨다고 생각하고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

중국 최대 공항인 상하이 푸둥 공항 같은 곳도 울기 좋은 곳이다. 다음 목적지로 가기 위해 모든 사람들이 서두르기 때문에 왜 우는지 관심조차 주지 않는다.

자금성 북동쪽의 포탑은 베이징에서 알아주는 울기 명소다. 해 질 녘 이곳에서 일몰을 보면 감정이 북받쳐 눈물을 흘리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아예 울음의 날을 정하고 정기적으로 우는 행사도 있다. 베이징의 실리콘밸리라고 할 수 있는 ‘시얼치’에서는 한 달에 한 번씩 울기 행사를 개최한다.

이같은 트렌드는 소셜 미디어에서 활발한 토론을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울기 좋은 장소를 공유하고 있다.

한 누리꾼은 “나는 내 차에서 자주 운다. 빨간 신호등에서 울고, 신호등이 초록 불로 바뀌면 눈물을 닦고, 다음 빨간 신호에 다시 운다”고 말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영화관이 최고다. 충분히 어둡고 다시는 만나지 않을 낯선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다. 특히 영화 속 주인공이 슬픈 캐릭터면 완벽하다"고 말했다.

한국의 2030은 취업에 대한 좌절로 울고 싶을 때 주로 어디를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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