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열린 가자 구호품 배급소…수천명 북새통에 요원들 도망치기도
미국·이스라엘이 설립한 가자인도주의재단(GHF)배급
- 권영미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이스라엘과 미국이 가자 구호품 배급을 위해 설립한 단체인 가자인도주의재단(GHF)이 27일(현지시간) 배급을 시작했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과 AFP통신 등이 전했다. 이날 배급소에는 수천 명의 팔레스타인인이 몰려 물건을 배급하던 미국 보안요원들이 현장에서 도주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가자지구는 약 90일 동안 구호물자가 들어가지 못했다.
이날 가자 남부 라파에는 새로운 구호물자 배급소가 세워져 GHF에 의한 배급이 처음 시작됐다. 소셜미디어에는 군중 수천 명이 이곳으로 몰려 식량 상자를 가져가는 모습이 담겼다.
한 팔레스타인인은 자신이 배급소에 줄을 서 있었는데 "갑자기 많은 사람이 마구잡이로 밀치고 들어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호물자 부족과 배급 지연으로 인해 그들은 가능한 모든 것을 가져가려고 했다"고 전했다. 상황이 통제되지 않자, 이스라엘은 경고 사격을 했다.
이스라엘군은 "군대가 배급소 외곽에 경고 사격을 해 상황이 다시 통제됐다"고 밝혔다. GHF는 성명을 통해 배급소에 사람이 너무 많아 배급팀이 후퇴했다가 정상적인 작전이 재개됐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군 고위 관계자는 AFP 통신에 "오늘 미국 기구가 제공한 구호품 배급은 성공적이었다"며, 하마스가 민간인들을 겁주어 배급을 중단시키려 했지만, 가자 주민들은 그런데도 수천 개의 구호 물품을 수령했다고 밝혔다.
새로 구호품 배급소 문을 열고 이스라엘의 지원을 받는 미국 기구인 GHF가 운영하게 하는 것은 구호품이 하마스의 손에 들어가지 않게 하려는 의도였다. 이 일을 해왔던 유엔기구(UNRWA) 등 기존의 구호 기관 대신 직접 구호품을 배포하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GHF가 새로 문을 연 보급소는 남부에 있어 많은 주민이 먼 거리를 걸어야 했다. 또 일부 인도주의 활동가는 GHF가 가자 남부로만 배급 지역을 한정했는데 이는 생존을 위해 다시 이주하도록 강요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 인도주의원칙에 위배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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