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22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중국이 불참한 가운데 중국을 겨냥한 비판이 쏟아졌다.

로이터·AFP통신, 테레비아사히 등에 따르면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은 31일(현지시간) 중국에 대해 "중국이 제기하는 위협은 현실적이며, 곧 임박할 수 있다"며 중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의 힘의 균형을 변경하기 위해 군사력을 사용할 가능성을 진지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미국은 중국과 충돌을 원하지 않지만, 중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을 통제하고 지배하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중국과 대만의 충돌 가능성에 대해 그는 중국이 대만을 정복하려는 시도가 "인도·태평양과 세계에 파괴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해 그의 재임 기간 중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카타니 겐 일본 방위상도 이날 행사에 참석해 중국을 겨냥해 "투명성이 결여된 핵전력을 포함한 군사력의 급격한 증가와 경비정, 군함의 초계, 감시 등 도발적 군사 활동이 증가하고 있다"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미일동맹과 일본은 앞으로도 세계 평화와 번영의 초석일 것"이라며 "지역과 세계의 번영을 위해 역할과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처드 말스 호주 국방장관은 중국이 호주의 중요한 전략적 파트너라면서도 "중국군의 성장세가 전략적으로 (타국을) 안심시키거나 투명성 없이 진행된 점을 고려할 때, 우리는 중국이 단순히 군사력 증강뿐 아니라 실시하는 군사 훈련에 이르기까지 추구하는 목표에 대해 더 큰 투명성을 갖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중국의 군사 활동에 대해 "이전보다 더 큰 규모"라면서도 "중국 군함이 호주 근해에 접근한 순간부터 호주 자산에 의해 추적되고 감시됐다. 우리는 중국이 수행 중인 훈련과 그들이 추구하고 구축하려는 능력을 매우 명확히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도 우크라이나에서 북한군이 활동하고 있고 중국이 러시아에 군사 장비를 제공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미국 국방장관의 연설에는 중국에 대한 매우 강력한 메시지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30일에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샹그릴라 대화에 참석해 "중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동남아시아나 아시아에 관여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면 북한이 유럽에서 교전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또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해 "우리는 패권이라는 이름 아래 강압적인 수정주의 국가들의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이들은 유럽 변두리에서부터 남중국해의 군도에 이르기까지 지역을 통제하려 한다. 해상 자원이든 광물 자원이든 가로채 타국을 배제하고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한편 이번 행사에 둥쥔 중국 국방부장은 이례적으로 불참하고 국방대학 대표단이 대신 참석했다. 그는 지난해에는 샹그릴라 대화에 참석해 로이드 오스틴 미국 전 국방장관과 회동한 바 있다. 로이터는 이에 대해 "헤그세스가 싱가포르에서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청중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gwkim@3t4x.sh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