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총파업 첫날 엇갈린 출근길…지하철 '원활' 철도 '취소 걱정'
전국철도노조, 임금 인상·인력 충원 요구하며 파업 돌입
서울시 시내버스 집중배차 시간대 평소보다 1시간 늘려
- 남해인 기자, 김종훈 기자, 유수연 기자
(서울=뉴스1) 남해인 김종훈 유수연 기자 = 전국철도노동조합이 파업에 돌입한 5일 우려했던 '출근 대란'은 나타나지 않았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운영하는 수도권 전철은 운행에 큰 차질이 없어 대체로 원활한 모습이었다. 반면 KTX 등 철도 일부 열차의 운행이 취소돼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이날 오전 8시쯤 찾은 지하철 1호선 서울역은 평소와 비슷한 열차 혼잡도를 보였다. 역사 내부에 설치된 혼잡도 표시 전광판은 '비교적 덜 혼잡함'을 뜻하는 초록색, 파란색을 나타냈다.
역사는 크게 붐비지 않았지만 출근길 1호선을 계속 이용해 왔던 시민들은 제시간에 열차가 오지 않는다고 했다.
이곳에서 금천구 가산동으로 출근하는 김 모 씨(36)는 "오늘 일부러 일찍 나오기는 했는데 평소보다 확실히 열차가 늦는다. 10분 넘게 기다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퇴근길이 복잡해지면 최악"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금천구청역으로 출근하는 홍 모 씨(63)는 "파업 때문에 매일 타던 천안행 열차가 엉켜서 불편하다. 노조와 코레일이 빨리 타협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출근 인파가 본격적으로 많아지는 8시 15분쯤에는 탑승 대기 줄이 두 줄로 길게 늘어서고 열차에 시민들이 빽빽하게 들어차 15분가량 혼잡이 빚어지기도 했지만 이후 다시 통행이 원활해졌다.
같은 시각 지하철 1호선 용산역도 상황은 비슷했다. 오전 8시 15분쯤에는 배차 간격이 14분까지 늘어나고 열차는 발 디딜 틈 없이 혼잡했지만, 10분쯤 뒤엔 간격이 4분쯤으로 줄고 열차 내부도 여유를 되찾았다.
인천에서 성북구로 출근하는 전 모 씨(27)는 "열차가 늦게 오기보다는 천천히 가고 문 여닫는 것을 평소보다 더 오래 하는 느낌"이라며 "빨리 협상하고 끝냈으면 좋겠다"고 지친 표정으로 말했다.
신도림에서 용산으로 출근하는 김 모 씨(23)는 "지각할까 봐 걱정돼 집에서 일찍 출발했는데 평소와 비슷한 시각에 지하철이 오는 것 같다"며 "크게 불편하진 않다"고 말했다.
KTX 등 철도의 경우 일부 열차 운행이 파업 여파로 중지되면서 전철역 상황과 달리 시민들이 계속 휴대전화를 들여다보며 걱정하는 모습이 보였다. 오전 9시쯤 서울역 매표소 위 전광판에는 "철도노조 파업으로 일부 열차가 운행 중지 또는 지연되고 있다. 바쁘신 고객은 다른 교통편을 이용해달라"는 안내 문구가 띄워져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한 시민은 "업무 때문에 지방에 내려가는 중이라 KTX를 타려고 대기 중인데 다행히 취소는 안됐다"면서도 "일주일 뒤에 서울에 올라올 때까지 파업하면 어떻게 올라올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업무를 보러 대전으로 향하는 연 모 씨(27)는 "장비를 납품하러 가야 하는데 차질이 생길까 봐 파업 소식을 듣고 걱정했다. 연말이라 일정도 많이 밀려 있어서 우려가 된다"고 헸다.
서울시는 출근길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시내버스 집중배차 시간대를 평소보다 한 시간 늘린 오전 6시부터 9시까지 운영하기로 했다.
전국철도노조는 전날 임금인상, 성과급 정상화, 인력 충원을 요구하며 코레일과 진행한 최종교섭이 결렬되면서 이날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갔다. 코레일은 평시 대비 운행률을 수도권 전철 75%(출근 시간대 90% 이상), KTX 67% 등으로 목표로 잡고 열차를 운영한다. 노조는 이날 본격적으로 파업에 돌입한 시각은 오전 9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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