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국내 첫 기상라이다 안전 이착륙 책임…15년 만에 결실
-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세종=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제주국제공항에 국내 공항 최초로 급변풍을 실시간으로 포착하는 공항기상라이다 운영이 시작됐다. 30일 기상청은 최근 장비 설치를 완료하고 본격 운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라이다는 지상에서 상공으로 레이저를 발사해 공기 중 입자 움직임을 분석하는 방식으로, 급변풍이나 난류의 위치와 세기를 실시간으로 탐지한다. 새 장비는 공항 진입 10㎞ 범위, 상공 500m 높이를 60개 격자로 나눠 분석하며, 기존 경고장비가 활주로 인근 30m 높이만 감시했던 한계를 뛰어넘었다.
급변풍은 짧은 거리에서 풍향과 풍속이 갑자기 바뀌는 기상 현상으로, 항공기 착륙 직전 안전에 큰 영향을 미친다. 2023년 급변풍 경보가 전국에서 667회 발령됐으며, 이 중 제주공항에서만 347회(52%)가 발생했다. 최근 5년간 제주공항 회항 102건 중 100건이 급변풍 때문이다.
장비는 독일 레오나르도(Leonardo)사의 제품으로, 환경솔루션업체 파코코리아인더스를 통해 2대를 들여왔다. 항공기상청은 이 장비를 우선 60개월간 96억 2941만원에 임차해 운영하며, 해당 기간 발생하는 돌발 상황은 업체가 책임진다.
최초 구축은 2대지만, 2026년 1대를 추가해 비가 올 때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바꿔 말하면 현재는 비가 내리지 않을 때만 이착륙 급변풍을 탐지할 수 있다. 이후에는 김포국제공항에 기상레이다를 확대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기상청은 올해 초부터 제공 중인 3일 전 급변풍 예측정보와 실시간 라이다 관측자료를 통합해, 관제실과 항공사에 보다 정밀한 경고 정보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기상라이다 설치는 2010년부터 추진됐으나, 당시 민간 기상업체 케이웨더와의 소송으로 약 3년간 표류했다. 당시 기상청은 프랑스 레오스피어사의 장비를 낙찰받았으나 입찰 특혜 의혹과 성능 부적합 판정으로 소송이 이어졌고, 결국 설치된 장비는 제대로 활용되지 못한 채 장기간 방치됐다. 일부 장비에는 야생조류가 둥지를 트는 일까지 벌어졌다.
한편 기상청은 국토교통부, 국립기상과학원 등과 함께 '제주공항 급변풍 대응 합동추진단'을 구성해 운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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