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대법원 판결에 대해 논의하는 전국법관대표회의가 26일 열린다.

대선을 약 일주일 앞에 두고 전국 법관 대표들이 모이는 가운데, 이 후보의 사건과 관련한 의결이 나올지 주목된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국법관대표회의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에 있는 사법연수원에서 임시 회의를 연다.

과거 전국법관대표회의는 2003년부터 비정기적으로 개최되던 회의체였으나 2017년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를 계기로 활성화됐다.

김명수 전 대법원장 취임 이후 상설 기구가 된 후 매년 4월 두 번째 월요일, 12월 첫 번째 월요일에 정기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정기회의 외에 임시 회의는 의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 직권으로 소집할 수 있고, 구성원의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및 소집의 이유를 명시해 요청한 경우에도 임시 회의가 소집된다.

이번 임시 회의는 판사들의 요청에 따라 소집됐다. 다만 당초 공지됐던 소집 투표 기한인 8일 오후 6시까지 정족수가 채워지지 않자, 9일 오전까지 투표 기한을 연장해 의결정족수인 26명을 채우면서 절차 논란이 일었다. 임시회의 소집을 반대한 법관 대표도 70명이나 됐다.

이번 회의에서 논의될 안건1은 재판독립 가치 확인, 안건2는 사법독립에 관한 것이다.

법관대표회의는 지난 20일 보도자료 배포 시 '논란이 된 대법원 판결 대상 관련, 개별 재판과 절차 진행 당부에 관한 의견표명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혀, 이 후보 사건이 논의되지 않는 것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법관들에게 공개된 안건2 전문에는 배포된 보도자료와 달리 '특정 사건의 이례적 절차 진행으로' 사법 독립의 바탕이 되는 사법에 대한 신뢰가 흔들린 것을 심각하게 인식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사실상 이 후보의 대법 판결이 논의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도 전국법관대표회의의 논의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민의힘 사법독립수호·독재저지 투쟁위원회는 25일 "내일 전국법관대표회의는 '재판 독립 침해 우려'와 '공정성 준수'를 공식 안건으로 다룬다"며 "사법의 독립은 자유와 권리를 지키는 최후의 보루다. 사법부가 스스로 지켜내지 않는다면 그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이 후보도 지난 9일 "사법부는 국민의 믿음과 신뢰에 대한 기대를 깨지 말아야 한다"며 "문제를 해결해 가는 과정 중 일부"라며 전국법관대표회의를 염두에 둔 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26일 회의에서 법관들의 일치된 의견이 나올지 여부는 미지수다.

이미 회의 소집에 70명의 법관 대표가 반대했었기 때문에, 과반수 찬성이 필요한 의결은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또 법원 내부에서는 전국법관대표회의의 '대표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앞서 이번 회의와 관련해 '전체 법관 의사가 왜곡되지 않도록, 회의 전 안건에 대해 대표들이 개별로 공개투표를 하자'는 제안도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이 안건은 정식 상정되지는 않았다.

sh@3t4x.sh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