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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져도 자성 없는 국힘…'지선 공천권' 당권 경쟁 조기과열

김문수 현충원 등 공개 광폭 행보…한동훈, SNS로 존재감
친한 "전대 열자" 친윤 "비대위 유지"…9일 의총 분수령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퇴장 속에 검사징계법 일부개정법률안과 채해병, 내란, 김건희 특검법이 통과된 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손뼉치고 있다. 2025.6.5/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6·3 대통령 선거 참패 닷새째인 7일 국민의힘은 자성보다 당권 경쟁 국면에 돌입하는 모습이다. 이재명 정부가 167석 거대 여당의 지원 속에 강력한 국정 장악력을 행사하고 있지만, 국민의힘은 뚜렷한 대응 전략 없이 차기 지도체제를 둘러싼 계파 간 주도권 싸움에만 몰두하는 모습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주요 당권 주자들은 전당대회를 염두에 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김문수 전 대통령 후보는 선거 패배 이후에도 국립현충원 참배, 기자 대상 공보방 유지,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과의 오찬 회동 등 활발한 행보를 이어가며 당권 도전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김 전 후보 본인은 지난 4일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저에게) '당대표 하라'고 얘기하는 사람은 쓰레기 더미에 들어가자는 것"이라며 강한 어조로 선을 그었다. 하지만 측근들은 "국민과 당원의 생각을 지켜봐야 한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한동훈 전 대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적극 활용하며 존재감을 부각하고 있다. 한 전 대표의 전당대회 출마는 당 안팎에서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는 전날 페이스북에서 이재명 정부의 인선과 외교 노선에 대해 "남북관계 중심으로 보는 '한반도 천동설'에 갇혀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 4일에는 친윤계를 향해 "기득권 정치인만을 위한 지긋지긋한 구태정치를 완전히 허물고, 국민이 먼저인 정치를 세울 마지막 기회"라고 직격했다.

김 비대위원장의 임기 종료(6월 30일)가 임박하면서 새 비대위 구성 문제는 오는 9일 의원총회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될 예정이다. 그는 전날 국립현충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새 비대위는 전당대회를 준비할 관리형 비대위가 될 것"이라며 지도체제 재편을 예고했다.

다만 차기 지도체제에 대한 계파별 입장은 극명히 갈린다. 김 전 후보 측과 친한계는 비대위보다는 조기 전당대회를 개최해 새 지도부를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친한계는 지난 대선 경선에서 한 전 대표가 43.47%의 득표율을 기록한 만큼, 세 대결에서도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다.

반면 친윤계는 연말까지 비대위 체제를 유지하며 당을 안정시키자는 입장이다. 일각에선 내년 6월 지방선거까지 비대위 체제를 끌고 가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친윤계는 조직력과 세력 면에서 여전히 우위에 있지만 쇄신 요구가 높은 상황에서 섣부른 당권 경쟁은 부담스럽다.

쇄신은 실종, 계파전만…거대여당 앞 무력감도

지도체제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논의의 초점은 계파 주도권 싸움으로 흐르고 있다. 당 안팎에선 선거 패인을 분석하고 소수 야당으로서의 전략을 재정비해야 할 시점임에도 민심·당심과 괴리된 행보를 보인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지난 5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는 윤석열 정부를 겨냥한 3대 특검법(내란·김건희 여사·해병대원 특검법)이 통과됐지만, 국민의힘은 주진우 의원 한 명의 반대 토론과 표결 불참 외에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 당시 본회의는 20여 분 만에 산회했고, 이날(7일)도 당 차원의 공식 논평은 한 건에 그쳤다.

당내에선 민주당이 국민의힘을 상대로 위헌정당 해산 심판을 청구하더라도 "권한쟁의심판 청구, 단식 농성, 광화문 천막당사 설치 외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목소리가 나오는 처지이다.

이런 상황에서 김 전 후보와 한 전 대표 구도로 전당대회가 치러질 경우 계파 대결만 반복되는 '경선 시즌2'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대로 비대위 체제가 유지될 경우에도 '도로 친윤당'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다.

angela0204@3t4x.sh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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