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한재준 원태성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26일 남북 정상회담 추진 계획과 관련해 "계획하고, 안 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학교 방문 일정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가능할지 모르겠다. 지금 상태로 매우 어려울 거다. 그러나 당연히 준비하고 가능하게 만들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후보는 "한미 또는 주변국과 정상회담을 많이 하는데 북한과 안 할 이유는 사실 없다"며 "더구나 지금은 트럼프(미국 대통령)가 김정은(북한 노동당 총비서)과 회담을 추진하는 상황이라 우리도 가능하면 (북미회담이) 성공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협력하고, 우리도 그 안에서 역할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북미회담과 관련해 소외되지 않겠냐, 배제되지 않을까, 소위 북한의 통미봉남(미국과 소통하고 남한은 배제한다) 정책에 희생되지 않을까 우려가 있다. 미국도 동조하지 않을까 걱정한다"며 "그러나 나는 그렇게 안 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역사적 경험을 돌아보면 북미회담이 성공해 (관계) 개선 조치를 하게 되면 북측에는 당연히 재정적 부담이 되는 지원 사업이 필수적일 텐데 지금 미국이 저렇게 자기 이익에 매달리는데 대북지원을 전담하겠냐"라며 "전에도 북한 경수로는 한국이 돈을 댔다. 결국 한반도에서 벌어지는 일이기 때문에 한국 정부를 패싱한다든지, 그럴 필요도 없고, 가능성도 없다"고 자신했다.

이 후보는 이날 외교안보 공약에 담긴 한일협력 방향에 대해서는 "일본과 관계에 있어서 친일이니, 반일이니 차원에서 접근하는 건 제가 책임지지 않을 때는 할 수 있는 얘기겠지만 대한민국 전체를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선 양자택일의 방식이 아니라 지혜롭게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언급 "그 원칙이 매우 바람직하고 현실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998년 10월 김대중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일본 총리는 '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을 통해 과거사 문제를 직시하면서도 미래지향적이고 협력적인 한일관계를 구축할 것을 약속했다.

이 후보는 "과거사 문제는 (일본이) 침략 사실을 부정하고, 독도 문제도 (대한민국의) 실효적 지배를 받는 우리 영토인데 일본 영토라고 자꾸 우기고 하니까 국민 정서상 용납이 어렵지 않나"라며 "이런 영토 문제, 과거사 문제는 그대로, 원칙대로 대응해야 한다. 일본은 독일에서 배워야 한다는 명확한 입장을 갖고 그렇게 접근해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과거사, 영토 문제 외 나머지 영역, 안보·경제·사회·문화 영역은 제약을 많이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분리가 쉽지 않겠지만 두 문제를 가급적 분리해 미래지향적으로, 전향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이 후보는 외교안보 공약에 군의 문민 통제 강화가 담긴 것에 대해서는 "군의 문민화는 선진국도 다 하는 것"이라며 "국방부 장관을 군인으로 임명하는 게 기존 방법인데 저는 국방장관도 민간에서 하는 게 맞지 않나(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 후보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외교안보 분야 공약을 발표하고 한미동맹의 신뢰기반 복원과 미래형 포괄적 전략동맹으로의 발전을 약속했다.

일본은 "중요한 협력 파트너"로 규정하고 한·미·일 협력을 견고히 하겠다고 했다. 과거사·영토 문제는 원칙적으로, 사회·문화·경제 영역은 전향적·미래지향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원칙도 세웠다.

이와 함께 이 후보는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중국, 러시아와의 관계도 안정적으로 관리할 것을 약속했다.

한반도 평화와 북핵 문제 해결의 진전을 위해 동맹 미국과 긴밀하게 공조하고 군사 핫라인 등 남북 소통채널 복원을 추진한다는 내용도 공약에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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