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확대" 약속한 대선후보들…가구·건자재 업계도 '기대감'
이재명·김문수, 방식 다르지만 한 목소리로 "부동산 공급 확대"
증권가 "올 하반기 경기 회복 본격화"…"불확실성 해소 최우선"
- 장시온 기자
(서울=뉴스1) 장시온 기자 = 건설경기 침체로 1분기 실적이 악화한 가구·건자재·페인트 업계가 조기 대선 후 부동산 대책 향방을 주목하고 있다. 이재명·김문수 후보 모두 '공급 확대'에 초점을 둔 공약을 발표하면서 경기 회복 기대감도 감지된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등 대선 후보들은 주요 부동산 공약으로 '공급 확대'를 약속했다. 민간 주도냐 아니냐의 차이는 있지만 공급 자체를 늘리겠다는 방향은 똑같다.
이에 증권가는 건설경기 영향을 직간접적으로 받는 가구와 건자재, 페인트 업계는 대선 정국 이후 주택 공급 확대와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로 인한 경기 회복을 점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조기 대선 결과에 따라 건설사의 주택 분양 사업과 관련된 부동산 정책 방향성이 결정될 전망"이라며 "계엄 사태 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이다. 본격적인 경기 회복은 하반기 이후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건자재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 정책의 키를 쥐고 있는 컨트롤타워가 들어선다는 것 자체가 불확실성 해소 측면에서 다행인 일"이라고 했다. 신대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양당 모두 재개발·재건축과 수도권 공급에 우호적"이라고 분석했다.
후보별 공약을 살펴보면 이재명 후보는 'K-수도권' 비전을 제시했다. 분당과 일산 등 1기 신도시를 재정비하고 고품질 공공 임대주택을 확대한다고 했다. 지난 대선과 달리 부동산 세제도 가급적 바꾸지 않겠다고 언급했다.
이 후보는 또 서울 도심 재건축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용적률을 높이고 분담금도 완화하겠다고 했다. 앞서 밝혔던 4기 신도시 건설은 지난달 28일 공개된 공약집에선 빠졌다.
김문수 후보는 매년 청년 주택 10만호를 공급하겠다고 했다. 1인 가구 전용 주택 공급을 확대해 공공주택의 10% 이상을 특별공급하고 종부세 개편, 양도소득세 중과세 폐지 등 세제 개편 의지도 밝혔다.
아울러 재개발·재건축 관련 권한을 기초자치단체로 이양해 신속한 추진을 촉진하겠다고 했다. 별도의 재건축·재개발 촉진 특례법을 제정해 공사비 부담을 줄여주겠다고 덧붙였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역시 용적률 대폭 상향으로 일반분양 물량을 증가시켜 민간투자를 유도하는 등 공급 확대 계획을 밝혔다.
국내 부동산 경기는 2022년 말 레고랜드 발 사태 이후 공급이 위축돼 악화 일로를 걸었다. 지난해 12월 계엄 사태 후 분양 물량도 급감해 지난 4월까지 4만 6000호가량으로 전년동기보다 40% 이상 감소한 상태다.
산업계도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착공·입주 물량이 감소하면서 건설 현장에 쓰이는 창호 등 건자재와 건축용 페인트 등의 수요도 줄었기 때문이다. 이사 수요가 위축돼 가구 업계도 타격을 입었다.
KCC(002380)는 1분기 건자재 부문에서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46.6% 감소했고 LX하우시스(108670)는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78.2% 줄었다. 최종경 흥국증권 기업분석팀장은 보고서에서 "국내 건설경기 악화 영향이 그대로 반영됐다"고 했다.
가구업계 매출 1, 2위인 한샘(009240)과 현대리바트(079430) 역시 1분기 매출이 동반 하락했고 건축용 페인트를 만드는 노루페인트(090350)와 삼화페인트(000390) 등도 영업이익이 급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건설경기 침체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 기업은 건설경기 영향을 덜 받는 쪽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다. KCC는 기능성 석고보드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촉을 확대하고 있고 LX하우시스는 신제품 개발 등을 통해 신규 거래선 발굴에 집중할 방침이다.
한샘과 현대리바트 등 가구업계 역시 사업구조 다각화를 위해 오피스(사무실) 인테리어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고 페인트업계는 이차전지와 스텔스 도료 등 신소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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