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동결" 소상공인계, 최저임금 논의 앞두고 '작심발언'(종합)
27일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 재개…소공연 "노동계에 공개 토론 제안"
'매출 급락' 실태조사 결과 발표…여야 후보들은 '사회적 합의'만 되풀이
- 장시온 기자
(서울=뉴스1) 장시온 기자 = 소상공인계는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의 2차 전원회의를 하루 앞두고 최저임금 동결과 업종별 구분 적용, 주휴수당 폐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냈다.
소상공인연합회(소공연)는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소공연 대회의실에서 '2026년도 최저임금 소상공인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송치영 소공연 회장은 기자회견에서 "최저임금 심의 과정에서 최저임금 동결을 제1 기치로 내걸겠다"며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에 공개 토론을 제안한다"고 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27일로 예정된 최임위 제2차 전원회의를 하루 앞두고 열렸다. 최임위는 근로자·사용자·공익위원 9명씩 총 27명으로 구성된다.
송 회장은 기자회견에서 "IMF와 코로나 때보다 심한 내수 침체로 소상공인들이 역대급 위기에 처해있는 국난의 위기"라며 "2023년 자영업자들의 평균 월급은 155만 원도 채 안 되는 수준으로 한마디로 최저임금보다 못 버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겠다. 내년도 최저임금은 무조건 동결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 회장은 그러면서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에 최저임금 문제와 관련한 공개 토론을 제안했다.
그는 "합리적인 토론을 통해 국민께 소상공인의 절박한 현실을 알리고 적정 최저임금의 유지를 호소할 것"이라며 "노동계에 소상공인의 고통을 분담하자고 솔직히 터놓고 얘기할 것"이라고 했다. 노동계와 사전 교감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날 소공연은 최저임금 인상 관련 소상공인 영향 실태조사 결과도 발표했다.
소공연이 지난 4월 11일부터 5월 6일까지 이노베이션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1000곳 소상공인을 조사한 결과, 소상공인 사업체의 월평균 매출은 2023년 1231만 9000원에서 올해 854만 7000원으로 연평균 16.7%가 줄었다.
영업이익은 연평균 13.6% 감소했는데, 최저임금 상승 때문이라는 응답이 87.1%로 가장 높았다.
소상공인의 73.9%는 내년 최저임금을 인하해야 한다고 답했고, 24.6%는 동결해야 한다고 답한 걸로도 조사됐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소공연 측 최임위 사용자위원은 구분 적용과 주휴수당 폐지를 주장했다.
이기재 한국펫산업연합회장은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최저임금을 받지 못한 근로자는 276만 1000명이었다"며 "숙박·음식점업, 농림어업 등에서 특히 높았다"고 했다.
이어 그는 "업종별 또는 규모별로 구분해 최저임금을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이 회장은 "주 15시간 미만 초단시간 근로자가 174만 2000명으로 역대 최대"라면서 "주휴수당 등의 부담을 피하기 위한 쪼개기 알바를 위해 이렇게 된 것"이라며 주휴수당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용자위원들은 이밖에 △소공연에 배당된 사용자위원(1명) 대폭 상향 △일정 기준 경영악화 시 유예 제도 △최저임금 산정 시 고용주 지급 능력 포함 등을 건의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을 찾은 자영업자들의 표정은 어두웠다. 그들은 "주휴수당을 주고 싶어도 못 주는 게 현실"이라며 "환경이 업주들을 범죄자로 만들고 있다"고 호소했다.
서울 관악구에서 편의점을 운영 중인 변봉준 씨는 "한 달 급여 지출만 800만 원 이상인데, 점주 절반이 본사에서 800만 원 정도를 받는다. 주휴수당을 줄 형편이 안 된다"며 "주휴수당 폐지를 공론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에서 10년째 피시방을 운영하는 박경민 씨도 "2016년 6030원이던 최저임금이 현재 주휴수당까지 1만 2000원을 넘어섰다"며 "그동안 시간당 요금은 1200원에서 1500원으로 300원 오른 게 전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얼어붙은 내수로 월 매출은 20~30% 줄었고 인건비가 월 매출의 40%를 차지하는 상황"이라며 "24시간 근무하는 특수 업종은 업종별 차등적용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날 소공연은 최근 여야 대선 후보들과의 정책 간담회에서 양당이 '사회적 합의'를 강조했다고 밝혔다.
차남수 소공연 정책홍보본부장은 "여야 모두 최저임금에 대해 무겁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라면서도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모두 현 상황에서 사회적 합의가 중요하다는 취지로 답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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