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희 한벤투 대표 "모태펀드 영구화·연장 논의는 최우선 과제"
이대희 한국벤처투자 신임 대표 기자간담회 개최
존속기간 별개로 딥테크 투자 확대·법정기금 출자 방안 모색
- 이정후 기자
(서울=뉴스1) 이정후 기자 = 이대희 한국벤처투자(KVIC) 신임 대표가 모태펀드의 존속기간 영구화 또는 연장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의지를 나타냈다.
다만 모태펀드의 존속기간 문제는 법률 개정 혹은 시행령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라 대통령 선거 이후 차기 정부의 정책 방향에 따라 본격적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한국벤처투자는 26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번 간담회는 이대희 신임 대표 취임 이후 첫 간담회다.
이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올해는 모태펀드와 한국벤처투자 출범 20주년이 되는 해"라며 "전체 30년이라는 모태펀드 운영 기간 중 20년을 맞이하는 현재 시장 환경은 모태펀드가 처음 등장했을 때와는 많이 변화해 모태펀드의 새로운 역할이 무엇인지 점검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모태펀드는 중소벤처기업부 산하기관인 한국벤처투자가 2005년부터 운용하고 있는 재간접펀드다.
중소벤처기업부를 비롯해 △문화체육관광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고용노동부 △보건복지부 △교육부 △환경부 △해양수산부 △국토교통부 등 정부 부처와 일부 산하기관들이 매년 출자해 조성한다.
여기에 모태펀드 출자 사업에 선정된 벤처캐피탈(VC)이 민간 자금을 유치해 자펀드를 조성하고 해당 자펀드를 통해 벤처기업과 스타트업에 자금이 투입된다. 이 때문에 모태펀드는 민간 투자를 촉진하는 마중물 역할을 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모태펀드는 지난 20년간 정부가 10조 9000억 원을 출자해 민간 자금 포함 44조 6000억 원 규모의 자펀드를 조성했으며 이를 통해 1만 1000개 기업에 34조 2000억 원을 투자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유니콘(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 비상장 기업) 중 85%, 코스닥 신규 상장기업의 48.2%가 모태펀드가 출자한 펀드의 투자를 받아 성장했다.
모태펀드는 소형 VC에 정부 자금을 출자하기에 VC 산업의 성장에도 기여했다. 지난 20년간 모태펀드 출자를 받은 소형 VC의 운용자산(AUM) 증가율은 시장 전체 증가율(13%)보다 3배가량 높은 41%로 나타났다.
또한 글로벌 VC가 참여하는 글로벌 펀드를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누적 12조 2000억 원 조성해 국내기업이 이들로부터 투자받고 해외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도왔다.
지역 벤처펀드 결성 규모는 20년간 누적 1조 5000억 원으로 지역 벤처투자의 마중물 역할을 했다. 올해는 지역펀드 출자 금액을 역대 최대 수준인 2000억 원으로 확대해 지방자치단체, 민간과 함께 '지방시대 벤처펀드'를 조성한다.
2005년부터 20년간 운영하며 이와 같은 성과를 거둔 모태펀드는 현재 존속기간 연장이 필요한 상태다.
현재 모태펀드는 관련 법과 시행령에 따라 존속기간이 2035년까지로 설정돼 있다. 일반적으로 모태펀드가 출자한 자펀드의 운영 기간은 8년 내외로 이 기간 안에 투자와 회수를 모두 마쳐야 한다.
이 때문에 2027년 모태펀드 예산으로 조성되는 펀드는 2035년 전까지 회수를 마칠 수 있지만, 이후부터는 법적으로 설정한 2035년을 초과해 운영될 확률이 높기에 신규 조성에 걸림돌이 생긴다.
이 대표는 "중기부 내부적으로는 (모태펀드 존속기간의) 영구화가 바람직하다고 보는 것 같고 연장도 같이 고민하는 방향으로 함께 논의하고 있다"며 "이는 정부 정책 방향과 연관이 될 것 같아서 (둘 중에)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말하긴 어렵다. 최우선 과제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기업의 성장까지 10년 이상의 긴 시간이 필요한 딥테크 스타트업을 위해서라도 모태펀드 존속기간 문제는 시급히 해결돼야 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이 대표는 △AI 등 딥테크 분야의 투자 확대 △연기금 등 민간 자본의 벤처투자 시장 유입 확대를 위한 모태펀드의 역할 모색 △비수도권 벤처투자 지원 △신생 및 소형 벤처캐피탈 지원 △벤처생태계의 글로벌화 등을 한국벤처투자의 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모태펀드가 지난 20년간 혁신 벤처기업의 성장을 이끌어온 것처럼 앞으로도 이들의 성장을 뒷받침하는 안정적인 인내 자본의 역할을 다하겠다"며 "혁신 벤처기업의 성장을 견인하는 모태펀드의 역할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도록 중소벤처기업부와 협의해 모태펀드 발전 방향을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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