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국 배터리 공급망 차단 강화…韓 분리막·음극재 반등 기회 잡았다
IRA 수정 법안 美 하원 통과…AMPC 요건 강화해 中 철퇴
韓 선호도 확대…SKIET·포스코퓨처엠 중장기 호재 전망
- 김종윤 기자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미국이 중국산 배터리 소재 배제 조치를 강화하면서 국내 업체들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수정 법안에 강력한 PFE(Prohibited Foreign Entity·금지 외국 법인) 조항을 추가하고 중국산 소재에 철퇴를 내렸기 때문이다. 앞으로 미국 내 배터리사의 세액 공제 혜택을 위한 한국산 소재 선호도 현상은 뚜렷해질 수밖에 없다.
26일 외신에 따르면 지난 23일 미국 하원은 AMPC(첨단제조세액공제) 조항을 포함한 IRA 수정 법안을 가결했다. 향후 상원 표결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수정 법안의 핵심은 PFE을 AMPC에도 적용하는 것이다. PFE는 기존 IRA에 적용됐던 FEOC(Foreign Entity of Concern·해외 우려 기관)보다 제한적인 범위다. FEOC는 중국 등 특정 국가의 정부, 단체 및 개인 지분이 25% 이상 포함된 기업을 뜻한다. PFE는 '정부의 실질적 지배력'을 기준으로 금지 대상을 지정하는 것으로 FEOC보다 강력한 규제다.
국내 배터리 소재 업계는 IRA 수정 법안이 상원을 거쳐 통과하면 북미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미국 내 배터리사는 AMPC 수령을 위해 예년보다 적극적으로 비(非)중국산 소재를 조달할 수밖에 없다.
특히 배터리 4대 소재(양극재·음극재·전해액·분리막) 중 분리막과 음극재를 생산하는 한국 기업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 현재 중국의 두 소재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90% 이상이다. 중국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내수 시장을 믿고 저가 밀어내기 행보를 이어가고 있어서다.
실제 국내 분리막과 음극재를 생산하는 기업들은 중국의 저가 공세에 실적 악화에 시달렸다. 분리막 기업 SKIET(361610)는 올해 1분기에 696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음극재를 생산하는 포스코퓨처엠(003670)(에너지소재 부문) 영업이익은 24억 원으로 전년 동기(251억 원) 대비 90.4% 감소했다.
김철중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SKIET의 중장기 고객사 확장이 탈중국 움직임 속에서 가속화하고 있다"며 "2분기부터 점진적인 출하량 증가가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국내 기업들은 미국 내 영업망을 갖추고 있는 데다 적극적으로 투자도 진행 중이다. 우호적인 환경만 조성된다면 충분히 실적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SKIET는 북미에 생산 시설을 갖춘 배터리 업체를 고객사로 두고 있다. 기존 공장 가동률을 확대한다면 북미 시장 확대에 대응할 수 있다. 최근 콘퍼런스콜에서 "고객사들이 국제 정세 불확실성으로 비중국산 분리막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환경 변화를 예고했다.
포스코퓨처엠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흑연계 음극재를 생산하고 있다. 지난 4월엔 구형 흑연 국내 생산을 위해 4000억 원의 투자를 발표하는 등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구형 흑연은 흑연 광석의 불규칙한 입자를 둥글게 하고 순도를 높인 음극재 중간 원료다.
배터리 소재 업계 관계자는 "추가 북미 대규모 투자 없이 기존 생산기지를 활용할 수 있다"며 "기존 공장 가동률 확대는 생산 원가 원가 절감 효과로 손익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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