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안내는 감액배당 가능 기업 3년새 4배↑…금액도 5.5배 급증
감액배당 22년 1598억→8768억 448.5% 늘어
자본준비금 감액, 2022년 5.4조→2025년 11.4조
- 박기호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 = 최근 3년간 감액배당이 가능한 상장사 수가 4배 가까이 증가했고 같은 기간 감액배당 금액도 5.5배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감액배당은 자본준비금이나 이익준비금의 합이 자본금의 1.5배를 초과하면 초과 범위 내에서 일정 수준 감소시키고 이를 바탕으로 주주에게 배당하는 방식이다. 감액배당은 일반배당과 달리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다. 이익을 나눠주는 것이 아니라 주주가 회사에 투자한 돈을 돌려주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다만 조세 형평성 측면에서 맞지 않다는 지적이 있어 정부는 과세 여부를 고심하고 있다.
13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2022년부터 2025년 4월 25일까지 코스피·코스닥·코넥스 상장사가 주주총회에서 자본준비금을 감액하고 이익잉여금으로 전입을 결의한 사례를 전수조사한 결과, 2022년 31개 기업에서 2023년 38개, 2024년 79개, 2025년에는 130개로 증가했다. 이번 조사에선 결손금 보전 목적으로 자본준비금을 감액한 기업은 제외했다.
자본준비금 감액 규모도 증가했다. 2022년에는 전체 감액이 5조 4618억 원이었지만 2025년에는 11조 4416억 원으로 109.5% 증가했다. 2022년에는 전체 감액 금액 중 8609억 원(13.6%)이 결손금 보전용이었다. 올해는 전체 중 1조 6507억 원(12.6%)이 결손금 보전용으로 활용됐고 나머지 11조 원이 넘는 돈은 자본금을 줄여 언제든지 배당이 가능한 재원인 셈이다.
감액배당을 시행한 기업과 금액 역시 증가했다. 2022년 6개 기업이 1598억 원을 감액배당했지만, 올해는 41개 기업이 8768억 원을 배당해 금액 기준 448.5% 늘어났다.
자본준비금을 가장 많이 줄인 기업은 우리금융지주(316140)로, 올해 3조원을 감액했다. 우리금융은 은행계열 금융지주사 중 처음으로 올해 주주총회에서 주주환원정책 일환으로 비과세배당 추진을 위한 '자본준비금 감소의 건'을 의결했다.
그 뒤를 이어 메리츠금융지주(138040)는 2조 7500억 원의 자본준비금을 감액했다. 메리츠금융지주는 2022년 6000억 원, 2023년 2조 1500억 원의 자본준비금을 감액했고 이를 재원으로 2024년 4483억 원, 올해 2407억 원 등 2년간 총 6890억 원을 감액배당했다. 그 결과 메리츠금융지주의 지분 51.25%를 보유한 조정호 메리츠금융그룹 회장은 두 차례 감액배당으로 세금 없이 총 3626억 원의 배당금을 수령했다.
크래프톤(259960)은 2022년 자본준비금 2조 4096억 원을 줄였는데, 이 가운데 4096억 원은 결손금 보전에 사용하고 2조 원은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해 감액배당 재원으로 전환됐는데 실제 배당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두산밥캣(241560), 하이브(352820), SK스퀘어(402340) 등도 각각 1조 원의 자본준비금을 감액했다. 두산밥캣은 2023년 1조 원의 자본준비금 감액을 의결한 후 2024년 801억 원, 올해 1173억 원의 감액배당을 실행했다. 하이브는 지난해 235억 원과 올해 83억 원 등 총 318억 원을 감액배당했으며, SK스퀘어는 현재까지 배당에 나서지는 않았다.
2022년부터 올해까지 4년 연속 감액배당한 기업은 일진홀딩스(275억 9100만 원), 한솔홀딩스(191억 2600만 원), 네오티스(114억 6200만 원) 등 3개 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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