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먹구름 걷혔다"…소비 확대 기대하는 유통업계
소비자심리지수, 4년 7개월 만에 가장 크게 상승
소비 여력 확대→업황 반등 전망…'35조' 추경도 곧
- 문창석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이재명 대통령 당선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소비 심리 회복에 대한 유통업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지난 4일 출범한 새 정부가 추경 등 각종 내수 부양 정책을 본격화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백화점·대형마트 등 업종의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5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1.8로 소비심리가 낙관적임을 의미하는 기준선(100)을 1년 만에 넘었다. 특히 전월(93.8) 대비 8.0포인트(p) 상승했다. 이는 2020년 10월 이후 4년 7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이다.
비상계엄 직후인 지난해 12월 88.4까지 추락한 소비자심리지수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안이 통과된 후 올해 △1월 91.2 △2월 95.2 △3월 93.4 △4월 93.8 등 점차 상승했다. 이번 지수 반등은 그만큼 소비자들의 체감 경기 및 전망이 낙관적이라는 의미다.
6월 새 정부의 출범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 및 내수 소비 부양 등 기대감이 작용한 게 가장 큰 이유로 분석된다. 특히 5월 한국은행 향후경기전망CSI는 91로 전월 대비 18p 올랐는데, 이는 2017년 5월 이후 8년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이다.
과거에도 갑작스런 탄핵으로 열린 대선은 그 직후 소비심리가 'V자'로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2016년 10월 103이었던 소비자심리지수는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의혹이 제기된 그 해 △11월 96 △12월 94 △2017년 1월 93 △2월 94 등 곤두박질 쳤다. 이후 박 전 대통령의 탄핵 인용이 이뤄진 3월 97로 반등했고 4월에는 102, 새 정부가 들어선 5월에는 108로 급등했다.
유통업계는 이 같은 소비심리 회복에 기대를 걸고 있다. 소비재 비중이 높아 경기 회복이 매출 확대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최근 수 년 동안 업황 부진으로 점포 효율화 등 구조조정도 진행한 만큼, 소비 개선 사이클에선 크게 회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패션·뷰티·명품 등의 비중이 높은 백화점 업종이 직접적인 수혜를 입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고가의 소비재는 소비심리 변화에 매우 민감해서다. 또 소비 여력과 직결되는 대형마트 업종도 하반기에는 업황이 반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새 정부는 내수 부양을 위해 자영업자 및 기업에 대한 각종 지원 정책을 내놓을 것"이라며 "수 년 째 장기화된 내수 침체를 극복해야 한다는 지상 과제가 명확하기에 실질적인 지원에 초점을 맞춘 정책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내수 활성화를 위해 대규모 추가경정예산(추경)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유통업계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이 대통령은 후보 시절 35조 원 규모의 추경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시장에 돈이 풀리면 민간 소비가 늘어날 수밖에 없고, 소비재 비중이 높은 유통업계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추경은 정권별로 마주친 주요 현안에 따라 그 성격과 규모가 다르지만, 추경에 따른 경제성장률 제고 효과는 최저 0.1%p, 최대 0.8%p 수준이었다"라며 "추경 편성 다음 해에는 GDP 성장률이 대부분 개선됐다"고 말했다.
대내외 상황도 우호적이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3.50%을 정점으로 점차 인하돼 2.25%까지 내렸고, 지난 4월 1486.5원까지 치솟았던 달러-원 환율도 지난 4일 기준 1367.1원으로 100원 이상 낮아졌다. 여기에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1.9%를 기록해 다섯 달 만에 1%대로 내려오는 등 거시 경제 환경이 전반적으로 개선되면서 내수 소비도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조 연구위원은 "2000년 이후 치러진 5번의 대선 직후 소비심리는 평균 3%p 개선됐다. 여기에 재정 정책까지 더해진다면 금상첨화"라며 "소비가 개선되는 사이클에선 이미 구조조정을 끝내놓은 유통산업이 가장 탄력적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밝혔다.
themoon@3t4x.shop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