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과세 논란에 투자자 이탈…'월배당'으로 큰 신한운용 어쩌나
국세청 환급 절차 사라져…당분간 '이중과세' 불가피
SOL 미국배당다우존스, 9거래일 연속 개인 '순매도'
- 문혜원 기자
(서울=뉴스1) 문혜원 기자 = 올해부터 외국납부세액 공제 방식이 변경되면서 국내 상장 미국 상장지수펀드(ETF) 배당 소득에 대한 '이중과세' 논란이 불거졌다.
일부 월배당 ETF 투자자의 경우 이미 지난달부터 이중과세 피해를 봤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은 월배당 ETF에서 자금을 빼내고 있다. 이에 월배당 ETF를 기반으로 성장해 온 신한투자자산운용(이하 신한운용)의 고민이 깊어졌다.
기존에는 국세청이 외국에서 발생한 펀드 분배금에 대한 세금을 환급 방식으로 먼저 보전해 줬다. 그러나 세법 개편에 따라 국세청 환급 절차가 사라졌다. 즉 연금계좌 등을 통해 해외 펀드에 투자한 경우, 미국 현지에서 배당소득세를 내고 연금 수령 시기에 연금소득세(3.3~5.5%)를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배당금 과세 이연 효과도 없어졌다.
정부와 업계가 대책을 논의 중이지만 세법 시행령이나 법 개정이 필요해 해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배당수익 이중과세 논란은 월배당 ETF에 대한 우려로 번지고 있다. 당장 올해부터 개편된 세법이 적용되는 만큼 월배당 투자자들은 즉각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어서다. 이에 국내 자산운용사 중 처음으로 월배당을 도입하면서 '월배당 트렌드'를 이끈 신한운용의 부담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신한운용은 지난 2022년 6월 국내 운용사 중 최초로 월 분배금을 지급하는 'SOL 미국S&P500' ETF를 출시했다. 이어 같은 해 11월 '한국판 슈드(SCHD)'로 불리는 'SOL 미국배당다우존스'를 선보였는데, 이 역시 분기배당이 아닌 월배당을 지급하면서 이목을 끌었다.
신한운용의 월배당 상품이 소위 '히트'를 치자 한국투자자산운용도 2021년 10월에 출시한 'ACE 미국배당다우존스'를 2023년 분기배당 상품에서 월배당 상품으로 전환했다. 이후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와 'KODEX 미국배당다우존스'도 월배당 형식으로 출시됐다.
월배당 ETF 시리즈로 새로운 투자 트렌드를 이끈 신한자산운용은 외형 성장도 이뤘다. 신한운용 ETF 순자산 순위는 2020년 말 전체 8위에서 키움투자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NH-아문디자산운용을 제치고 현재 5위로 올라섰다.
신한운용이 월배당 상품을 바탕으로 탄탄한 라인업을 구축해 왔지만 이중과세 피해 우려가 커지면서 자금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은 이중과세 논란이 일었던 4일부터 14일까지 9거래일 연속으로 SOL 미국배당다우존스에서 자금을 빼냈다. 해당 기간 개인투자자 순매도 규모는 184억 4552만 원에 달한다.
권병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배당 절세 효과가 사라지고 이중과세 우려가 커지면서 개인투자자들은 해외 배당 ETF를 중심으로 매도했다"며 "일일 개인 순매도가 많았던 상위 10개 ETF를 보면 절반 정도가 해외 월배당 ETF"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받았던 혜택을 못 받는다는 생각이 들어 반감이 나오는 것 같다"며 "투자자 성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참에 국내 ETF로 돌리는 등 다른 전략을 구상해 보는 방법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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