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최재헌 기자 = 3년 전 메타의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를 좌초시킨 미국 의회가 다시 한번 빅테크의 스테이블코인 시장 진출에 제동을 걸었다. 미국 최초의 스테이블코인 관련법 '지니어스법'에 빅테크의 스테이블코인 발행 금지 조항이 담기면서다.

반면 메타는 또다시 스테이블코인 시장 진출을 고려하면서 빅테크와 미국 의회의 갈등이 어떤 끝을 맺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난 1일(현지시간) 코인텔레그래프 등 외신에 따르면 신시아 루미스 미국 와이오밍주 공화당 상원의원은 "미국 스테이블코인 규제법 '지니어스'가 최종심의 단계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지니어스법은 지난달 20일(현지시간) 미국 상원에서 본회의 심의를 위한 표결을 통과했다. 법안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자의 라이선스 취득, 준비금 확보, 공시 의무 등을 규정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부분은 빅테크의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사실상 금지한 점이다. 법안에 따르면 메타와 아마존, 구글 등 빅테크 기업은 금융 리스크 대비 등 일정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수 없다.

엘리자베스 워런 미국 상원의원은 "빅테크 기업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거나 관련 기업과 협업하는 것을 명확히 금지해야 한다"며 "이들이 금융 시장을 장악하도록 두면 안 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메타와 구글 같은 기업은 이미 커머스와 플랫폼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어 스테이블코인을 도입할 경우 '금융 권력 집중'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메타는 지난 2019년 '리브라 프로젝트'를 통해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시도했으나, 미국 정부의 강력한 반대로 사업을 중단한 바 있다. 당시 메타는 달러가 아닌 여러 국가 통화를 기반으로 한 '통화 바스켓' 구조의 스테이블코인을 추진했는데, 이는 달러 패권 위협에 대한 우려로 비판을 받았다. 또 국가기관이 아닌 빅테크 기업이 만든 코인에 대한 신뢰 문제 측면에서도 반발이 있었다.

그런 메타가 다시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발을 들이려 하고 있다. 이번에는 자체 스테이블코인 발행이 아닌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테더(USDT)와 USD코인(USDC)의 도입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달러 패권 강화를 추구하는 미국 정부의 정책 기조를 의식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전 세계적으로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도 메타의 두 번째 도전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결국 지니어스법의 통과 여부와 메타의 구체적인 사업 모델이 향후 성공 여부를 결정할 핵심 요인이라는 설명이다.

김민승 코빗 리서치 센터장은 "리브라 사업의 좌초는 '정치적 암살'이라는 비판이 나올 정도로 의회의 강한 반발에 부딪혔다"며 "다만 지금은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여론이 (과거와) 매우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정부 차원에서 스테이블코인을 강력히 지지하는 상황"이라며 "메타가 어떤 방식으로 스테이블코인을 내놓을지가 관건"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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