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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중동 에너지 협력,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사우디아라비아의 한 사막. (사진제공=한국전력)

(세종=뉴스1) 나혜윤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 동부 사막 한복판, 이름도 낯선 두 발전소 예정지에 도착했을 때, 가장 먼저 시야를 가득 메운 것은 수평선까지 끝없이 펼쳐진 척박한 모래였다. 리야드 동쪽 사막 한가운데 한국전력이 사우디측과 25년 간 전력 판매 계약을 맺고 복합발전소를 지을 것이란 그 현장은 격전지라기 보다 개척지에 가까워보였다.

올해 한전은 해외사업 30주년을 맞았다. 1995년 필리핀 말라야 발전소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15개국에서 30개 넘는 프로젝트를 수행해 왔다. 그 중에서도 중동은 한전이 단순 시공(EPC) 사업자에서 운영·투자형 모델로 진화한 대표적인 무대다. 완공이 끝이 아니라, 직접 운영하며 수십 년을 함께 가는 파트너가 됐다는 의미다.

하지만 현장에서 마주한 중동과의 협력은, 생각만큼 단순하지 않았다. 현지 공동개발사는 한전에 대해 "기술력, 경험, 자본조달 능력까지 두루 갖춘 최적의 파트너"라고 찬사를 보냈지만, 그 관계의 이면에 보이지 않는 답답함도 함께 뒤따랐다.

취재진이 가장 곤혹스러웠던 부분은, 제한된 정보 접근성과 폐쇄적인 언론 환경이었다. 현장 브리핑과 인터뷰가 이뤄졌지만 사진 보도는 금지, 발언 내용은 사후 검열을 거쳐야했다. 글로벌하게 공개된 정보조차도 활용할 수 없어 제약받는 일이 반복됐다.

국내 언론의 눈으로는, '이런 규모의 사업이면 설명할 게 많겠다' 싶었지만, 실제로 넘어야 할 벽이 더 많았다. 그들의 사려 깊음인지, 비협조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태도는 '최적의 파트너'라는 수사를 무색하게 했다.

물론 중동이라는 지역적 특수성, 그리고 사우디라는 국가 시스템의 구조적 요인도 있다. 중앙집중적 의사결정 구조, 외부 시선에 익숙지 않은 문화, 언론 통제 등 복합적인 장벽이 존재한다.

그러나 협력이란 결국 정보 공유와 투명성 위에서 자란다. 특히 공동 프로젝트라면, '공동 설명' 역시 그 책임의 일부다. 지금은 한전이 일방적으로 전면에 나서고 있는 구조지만 장기적으로는 상대도 자신들의 관점을 적극적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진정한 파트너십으로 나아갈 수 있다.

한전의 중동 진출은 분명 성공적인 진화의 궤적을 남겼다. '공사' 중심에서 '운영'으로, '수주'에서 '투자'로. 그러나 이 진화가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선, 협력의 내용 뿐 아니라 형식도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기술, 자본, 운영역량에 더해, 신뢰라는 자산이 더 단단히 쌓이는 방식으로 말이다.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존재하지 않는 건 아니다. 협력을 어렵게 만드는 장애물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도 분명히 있다. 그런 지점까지 함께 다룰 수 있을 때 진짜 파트너십에 더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다.

나혜윤 뉴스1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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