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주의'에 나토도 흔들…韓, 안보 전략 재정비 시점"
김세미 아산연 부연구위원 "韓, 유럽과 전략적 연대 강화해야"
- 정윤영 기자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최근 유럽의 안보 지형 변화와 미국의 동맹 접근 방식의 변화는 한국에게 중대한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미래가 불확실해지고 '트럼프주의'의 영향력이 지속되면서, 한국의 안보 전략의 재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김세미 아산정책연구원 지역연구센터 부연구위원은 31일 '유럽의 변화하는 안보 환경과 한국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유럽이 미군의 점진적 철수와 동맹국 간 분열로 인해 집단 안보 체제의 구조적 위기를 맞고 있다며, 이는 미국에 의존하는 안보 구조를 가진 한국에도 시사하는 점이 크다고 지적했다.
김 부연구위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동맹 경시 기조는 한국이 북한과 관련된 협상에서 배제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라며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과의 동맹 전략 재정비 △나토 및 유럽과의 전략적 연대 강화 △집단적 지역 안보 프레임워크 구축 등 세 가지 정책 추진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미국과의 동맹 전략 재정비 방안에 대해 김 부연구위원은 한국은 미국과의 긴밀한 협력을 유지하면서도, 자국 안보의 우선순위를 명확히 하고 협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미국의 '조건부 동맹'의 시대에 대비해 한국으로서는 미국의 요구를 일방적으로 수용하기보다는, 전략적 이익을 명확하게 설정하고 이를 토대로 협상에 임할 필요가 있다고 김 부연구위원은 밝혔다.
그는 또한 한국의 억지력과 안보 역량을 강화해 자율성을 확보하고 동맹관계 유지와 조율 과정에서 한국이 '수동적 수용자'가 아니라 '전략적 주체'로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부연구위원은 나토 및 유럽과의 전략적 연대 강화를 통해 공동의 안보 위협에 대응하고 동맹 구조의 취약성을 보완할 수 있다고도 봤다. 그는 "한국과 유럽은 모두 인접한 적대국을 마주하고 있으며, 미국의 확장 억지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라며 "유사한 안보 구조는 한국이 유럽과의 협력을 통해 대응 전략을 다변화할 필요성을 보여 준다"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한국이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 협의체), 오커스(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 나토-IP4(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인도·태평양 4개국)와 같은 동맹국 간 제도화된 안보체제 형성의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부연구위원은 "인도·태평양 지역에는 아직 제도화된 다자 안보 구조가 부족하다"라며 "한국은 미국·일본·호주 등과 협력해 지역 차원의 전략 문서 마련 등 제도적 기반을 탐색하고, 향후 집단 안보 체제 구상의 중심적 역할을 준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단순히 미국과의 양자 동맹에 의존하기보다는, 자율성과 연대를 병행하는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라며 "나토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인도·태평양 내에서 민주주의 국가들과의 연대를 확대하며, 집단 안보 체제를 향한 중장기적 기틀을 다져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이는 한국이 미래 안보 환경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주도적인 외교 역량을 확보하는 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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