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서 산화한 용사의 딸, 해군 소위로 임관
'천안함 46용사' 고 김태석 원사 장녀 "신형 천안함에서 바다 지키고파"
해군·해병대 368명 임관…해군 주요 전력 모여 함께 축하
- 김예원 기자
(서울=뉴스1) 김예원 기자 = 해군이 30일 오후 경남 창원시 해군사관학교 연병장에서 제138기 해군·해병대 사관후보생 수료 및 임관식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임관 장교 중엔 제1연평해전, 천안함 피격 사건에서 해양 수호를 위해 헌신한 이들의 자녀들도 포함됐다.
김해나 해군 소위(23)는 천안함 46용사 중 고(故) 김태석 원사의 장녀다. 생전 자신의 세 딸 중 한 명은 군인이 되었으면 했던 아버지의 바람을 잇기 위해 지난 2021년 우석대학교 군사 안보학과에 입학, 2025년 3월 해군사관학교 장교 교육대대에 입교했다.
김 소위의 계급장 수여식엔 김 소위의 가족 외에도 최원일 전 천안함장, 강정호 해군 교육사령관이 함께했다. 김 소위는 "지난 11주의 훈련은 아버지의 군인 정신과 책임감을 땀과 눈물로 느낄 수 있었던 값진 시간이었다"라며 "신형 호위함으로 부활한 천안함에서 근무하며 아버지가 지켰던 바다를 이어서 지키고 싶다"라고 말했다.
허재원 해군 소위(23)는 월남전 참전용사인 할아버지, 제1연평해전 참전용사인 아버지의 뒤를 이어 해군 장교로 임관하게 됐다. 언니인 허정현 해군 중위 역시 학사 134기 출신으로 현재 인천함 갑판사관으로 근무 중이다. 허 소위는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지켜 온 내 나라와 바다를 이제 언니와 함께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임관한 장교는 총 368명으로, 해군 245명(여군 57명), 해병대 123명(여군 25명)이 포함됐다. 이들은 지난 3월 17일 해군사관학교와 해병대 교육훈련단에 입영해 11주 동안 훈련을 거치며 장교로서 갖춰야 할 정신력과 지휘 능력을 함양했다.
행사는 국민의례를 시작으로 △상장 수여 △수료증 수여 △임관사령장 수여 △계급장 수여 △임관 선서 △참모총장 축사 대독 △특별영상 시청 △분열 순으로 진행됐다. 이날 사관학교 앞 해상엔 4400톤급 구축함 대조영함(DDH-Ⅱ)과 4200톤급 군수지원함 대청함(AOE), 3500톤급 수상함구조함 광양함(ATS-Ⅱ) 등 해군 주요 전력이 배치돼 새출발하는 신임 소위들을 축하했다.
영예의 국방부장관상은 해군·해병대에서 가장 우수한 교육성적을 거둔 송준호 해군 소위(23)와 구민규 해병 소위(22)가 수상했다. 합동참모의장상은 이성규 해군 소위(26)와 이창환 해병 소위(22), 해군참모총장상은 김한석 해군 소위(23)와 조세림 해병 소위(23), 해병대사령관상은 김재훈 해병 소위(22), 해군사관학교장상은 박주현 해군 소위(22)가 수상했다.
김경률 해군사관학교장은 "바다는 대한민국의 생명선이자 번영의 터전"이라며 "미래 해양 강국으로 도약해 나갈 기회의 장이라는 자긍심을 갖고 저 바다로 출항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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