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분할' 삼성바이오로직스 신용도 하락?…신평사 "문제 없어"
한국신용평가·나이스신용평가 "기존 회사채·재무구조 영향 제한적"
CDMO 본업 집중으로 대외신인도 제고…"분할 구조 설계 안정적"
- 장도민 기자
(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가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인적분할을 단행하면서 신용도 하락 우려가 나왔지만, 국내 주요 신용평가사들은 기우에 불과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26일 발표한 의견서에서 "기발행 회사채는 분할존속법인인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모두 잔존하며, 분할신설회사도 법적으로 연대책임을 지게 돼 신용도에 직접적인 악영향은 없다"고 평가했다.
앞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2일 이사회를 열고 바이오시밀러 개발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비롯한 자회사 관리 부문을 물적분할이 아닌 인적분할 방식으로 분리해 '삼성에피스홀딩스'를 신설하기로 했다. 본사는 본업인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에 집중하고, 신설법인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포함한 바이오 투자 및 지배구조 관리 기능을 수행한다.
이런 인적분할 발표 이후, 시장에서는 연결 자회사였던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제외되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수익성·재무건전성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24년 기준 약 1조 원 규모의 매출과 수백억 원대 순이익을 올리는 회사로, 연결 기준 실적에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분할 발표 당시 배경에 대해 "CDMO 고객사와의 이해상충 우려를 해소하고, 양 사업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지속 성장 기반 확보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전략적 조치"라고 밝힌 바 있다. 수익성 악화에 대한 직접 언급은 없었지만, 이번 분할이 고객 신뢰 제고와 장기적 경쟁력 확보를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김수민 한신평 연구원은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빠지며 사업 포트폴리오가 CDMO 부문으로 단순화되지만, 대규모 설비 및 높은 시장지위, 우호적인 수주환경 등을 고려하면 수익성과 재무구조가 충분히 유지될 수 있다"며 "장래 채무상환능력 저하 폭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나이스신용평가도 유사한 입장을 내놓았다. 나신평은 "연결 매출은 다소 감소하겠지만 삼성바이오에피스 관련 무형자산 상각비와 차입금 부담이 신설법인으로 넘어가기 때문에, 이익 창출력은 오히려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번 분할은 단순한 실적 조정이 아니라 고객사와의 이해상충 우려를 제거해 CDMO 사업에서 대외 신뢰도를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기존 회사채 투자자 보호에 영향이 없고, 재무안정성 지표도 양호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신용도 우려의 배경에는 분할로 인한 외형 축소와 단일사업화에 따른 리스크 집중 문제가 있었지만, 주요 신평사들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현금창출력과 사업경쟁력을 근거로 부정적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한다.
결국 이번 인적분할은 신용등급에 부정적 충격을 주지 않는 구조라는 게 중론이다. 다만 분할 이후 수익성 유지 여부, 신설법인의 경영방향, 그룹 내 지배구조 변화 등은 향후 관찰이 필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김 연구원은 "바이오시밀러 개발사업과의 분리를 통해 고객사와의 이해상충 우려를 해소하고, CDMO 사업의 대외신인도가 제고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인적분할은 신용도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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