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상장 의혹' 삼성바이오에피스…직원들에게도 "계획 없다" 일축
임직원 대상 내부 설명회에서 강조…"주주 권익 보호할 것"
CDMO·바이오시밀러 사업 완전 분리…각 분야 경쟁력 확대
- 황진중 기자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가 '삼성에피스홀딩스'(가칭) 설립을 통해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인적분할을 발표한 이후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중복상장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 같은 의혹에 대해 투자자에 이어 내부 임직원에게도 "계획이 없다"면서 "주주가치 희석을 방지할 것"이라고 일축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인적분할을 발표한 지난 22일 내부 설명회를 열고 향후 회사의 '상장 계획'이 없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앞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사업과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완전히 분리한다고 발표했다. 경쟁사업 운영에 대한 고객사의 잠재적 우려를 해소하고, 수익 창출 방식이 다른 두 사업에 투자해야 하는 투자자들의 고민을 해소하기 위한 분할 결정이다.
이번 분할은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자회사 관리와 신규 투자를 맡아 온 사업부문이 분할돼 삼성에피스홀딩스를 신설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삼성에피스홀딩스의 완전 자회사로 편입될 예정이다. 분할비율은 삼성바이오로직스 0.6503913대 삼성에피스홀딩스 0.3496087이며 예정 분할기일은 10월 1일이다.
이번 분할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순수 CDMO 기업으로 거듭나게 된다. '글로벌 톱티어 CDMO'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세계 1위 바이오시밀러 기업'을 목표로 내걸었다. 각 사업부문별 특성과 전략에 적합한 신속하고 전문한 의사결정을 토대로 더욱 빠르고 유연한 사업추진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김형준 삼성바이오에피스 경영지원실장(부사장)은 분할 발표 설명회에서 "현재 삼성바이오에피스 상장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면서 "중복상장에 따른 주주가치 희석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향후 5년간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상장을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을 신설법인인 삼성에피스홀딩스의 정관에 기재할 예정"이라고 말한 바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분할을 발표하면서 경영 투명성, 독립성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기업가치 제고'(Value-Up) 계획 일환으로 '삼성바이오에피스 중복상장 미실시(5년)'를 약속했다.
이를 두고 업계 일각에서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5년 후에는 기업공개(IPO)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와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고자 선제적으로 중복상장 미실시를 약속했다. 5년이라는 기간은 현재 금융당국에서 제한하고 있는 물적분할 자회사의 심사 강화 기간을 준용한 것으로 보인다.
기업분할 방식은 기존 회사를 수평적으로 분리하는 인적분할과 자회사를 신설하는 물적분할 방식으로 나뉜다.
물적분할과 관련해서는 신설 자회사의 중복상장을 통한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지속 제기됐다. 금융당국은 물적분할 자회사를 5년 내 상장할 경우 강화된 심사 기준을 적용해 사실상 조기 상장을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기업분할은 기존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자회사 관리와 신규 투자를 맡아 온 사업부문을 분리해 삼성에피스홀딩스를 설립하는 단순·인적분할 방식이다.
물적분할과 달리 주주가치 훼손이 발생하지 않고, 투자자 이해상충 우려가 없는 방식인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당국은 물적분할과 달리 인적분할에 대해서 별도의 제재를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시장의 우려를 적극적으로 불식시키고자 자발적으로 중복상장 미실시를 내건 것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중복상장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주주가치 희석을 방지하고, 모든 주주의 권익을 보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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